2024.04.24 (수)

  • 흐림속초11.1℃
  • 흐림12.0℃
  • 흐림철원10.2℃
  • 흐림동두천11.6℃
  • 흐림파주11.0℃
  • 흐림대관령6.1℃
  • 흐림춘천11.4℃
  • 비백령도10.5℃
  • 비북강릉11.3℃
  • 흐림강릉12.0℃
  • 흐림동해10.9℃
  • 비서울13.5℃
  • 비인천13.0℃
  • 흐림원주13.8℃
  • 비울릉도10.0℃
  • 흐림수원13.7℃
  • 흐림영월11.2℃
  • 흐림충주13.3℃
  • 흐림서산12.4℃
  • 흐림울진10.2℃
  • 흐림청주14.5℃
  • 흐림대전13.5℃
  • 흐림추풍령10.3℃
  • 흐림안동10.0℃
  • 흐림상주11.3℃
  • 비포항11.3℃
  • 흐림군산12.9℃
  • 구름많음대구10.6℃
  • 흐림전주13.6℃
  • 흐림울산10.1℃
  • 흐림창원12.5℃
  • 흐림광주13.5℃
  • 흐림부산12.0℃
  • 흐림통영12.6℃
  • 구름많음목포13.0℃
  • 흐림여수13.5℃
  • 흐림흑산도13.2℃
  • 구름조금완도13.5℃
  • 구름많음고창12.6℃
  • 구름많음순천12.2℃
  • 비홍성(예)12.7℃
  • 흐림13.1℃
  • 흐림제주15.3℃
  • 맑음고산14.7℃
  • 흐림성산15.4℃
  • 맑음서귀포15.3℃
  • 흐림진주12.2℃
  • 흐림강화11.7℃
  • 흐림양평14.0℃
  • 흐림이천13.0℃
  • 흐림인제10.2℃
  • 흐림홍천11.6℃
  • 흐림태백7.0℃
  • 흐림정선군9.1℃
  • 흐림제천10.5℃
  • 흐림보은12.1℃
  • 흐림천안14.3℃
  • 구름많음보령12.9℃
  • 흐림부여12.9℃
  • 흐림금산12.8℃
  • 흐림14.2℃
  • 흐림부안13.4℃
  • 흐림임실12.5℃
  • 흐림정읍12.9℃
  • 흐림남원12.7℃
  • 흐림장수11.3℃
  • 흐림고창군13.0℃
  • 구름많음영광군13.1℃
  • 흐림김해시11.8℃
  • 흐림순창군13.3℃
  • 흐림북창원12.7℃
  • 구름많음양산시12.9℃
  • 흐림보성군13.4℃
  • 구름많음강진군13.3℃
  • 구름많음장흥12.9℃
  • 구름많음해남11.7℃
  • 흐림고흥13.4℃
  • 흐림의령군12.1℃
  • 흐림함양군11.8℃
  • 흐림광양시12.5℃
  • 구름많음진도군13.5℃
  • 흐림봉화9.8℃
  • 흐림영주10.2℃
  • 흐림문경11.0℃
  • 흐림청송군9.5℃
  • 구름많음영덕10.1℃
  • 흐림의성10.8℃
  • 흐림구미11.4℃
  • 흐림영천10.4℃
  • 구름많음경주시10.4℃
  • 흐림거창10.8℃
  • 흐림합천11.9℃
  • 구름많음밀양12.1℃
  • 흐림산청11.7℃
  • 흐림거제12.2℃
  • 흐림남해13.1℃
  • 흐림13.3℃
청해진문학가-에세이"주부는 죄인"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해진문학가-에세이"주부는 죄인"

시인 황경연

에세이- 

  "주부는 죄인"
                          시인 황 경 연

 

   
▲ 시인 황경연
‘주부’라는 이름의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상한선도 하한선도 없는 아주 맹랑한 직업입니다.
  출근도 없고, 퇴근도 없는 아주 붙박이 직장입니다.
  승진도 없고, 휴가도 없고, 보너스도 없습니다. 보수요? 굳이 챙기자면 가족들의
  사랑과 그들의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대접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타박 일색’입니다.
  집안이 어질러져 있거나 설거지가 안 되어 있을 때, 또 그날 입어야 할 옷이 완벽
  하게 준비되지 않았을 때 ‘주부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모든 가족이 정색하며 따집
  니다.
  ‘주부’는 모든 식구에게 영원히 갚을 길 없는 빚진 죄인입니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놀다가 무릎이 깨져도 ‘도대체 집에서 뭐했기에 아이가 이
  모양이냐?’고 합니다.
  아이가 성적이 떨어졌다든지, 친구들과 어울려 귀가가 늦어지면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들을 어떻게 가르쳤기에 이 모양이냐?’고 호통입니다.
  주부가 참다 참다 하루 이틀 몸져눕기라도 하면 집에서 한 게 뭐가 있어 아프냐며
  한마디 합니다. 그것은 곧 비수가 되어 주부의 가슴팍에 꽂혀 좀체 빠질 생각을 안
  합니다.
  주부는 짜증을 받아내는 바구니입니다. 이것저것 구분 없이 집어던져진 짜증을 가
  득안고 종일 삭히느라 가슴이 아립니다.
  ‘주부’라는 직업을 가진 것이 죄일까요?

  때로 주부도 지칠 때가 있습니다. 주부도 짜증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주부도 사표를 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를 혼자 낳은 것도 아니고, 혼자 기를 수도 없습니다. 특히 사내아이들은 아버
  지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부 혼자 모든 것을 다 해내리라는 기대는 접어주세요.

  주부는 완전한 사랑 제조기가 아닙니다.
  함량이 특대인 전천후 사랑제조기는 더욱 아닙니다.
  퍼내고 퍼내면 더러 마르기도 하는 샘.
  제 몸 다 부서질 때까지 일하고 나면 어느 한 순간 멈춰버리고 마는 여리디 여린
  사랑 제조기일 뿐입니다.

  주부는 완전한 스펀지가 아닙니다.
  함량이 특대인 스펀지는 더욱 아닙니다.
  일정량의 물을 빨아들이고 나면 수명이 다하듯 
  가족들의 짜증과 불평을 있는 대로 받다보면 멈춰버리는 한정된 용량의 스펀지일
  뿐입니다.

 

황경연 : 청해진향우,
시인(월간 창조문예 등단)/동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는 위대하다.’ 외./
시종중앙교회 송남용 목사의 사모/전남 영암군 시종면 만수리 886-1 시종중앙교회. .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