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불 면
시인 황경인
네가
스무살의 무게를 짊어지고
오던 길 돌아
홀씨처럼 날던 날
내 마음 한 자락 툭
무너지는 소리 들렸다
품안의 자식이라고
'내 인생을 살고 싶어요'
벽력같은 독립 선언에
'맘 껏 살아보거라'
순리인 양 보냈어도
가슴 속 벌건 살덩이 도려낸 듯
그 자리에 칼날 같은 소금 한 줌 뿌려놓은 듯
깊은 속울음 사무치게 끓어오른다
목숨만큼 질긴 끈
칭칭 동여잡고 뒤척이는 밤
창문 비집고 들어온 그믐달
하얀 웃음으로 손 내밀고 있다
황경연 :
시인(월간 창조문예 등단)/동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는 위대하다.’ 외./
시종중앙교회 송남용 목사의 사모/전남 영암군 시종면 만수리 886-1 시종중앙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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